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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뇌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놀라운 기관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뇌 발달 과정에서 감각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평생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최근 뇌과학 연구를 통해 더욱 명확하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감각 자극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과 시냅스 형성의 메커니즘, 그리고 평생 지속되는 뇌 가소성의 원리를 통해 우리의 뇌가 얼마나 역동적인 존재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감각 자극과 초기 뇌 발달의 중요성
엄마의 따뜻한 손길과 다정한 목소리, 품에 안겼을 때 맡는 포근한 체취가 아기의 뇌에 '엄마'라는 기억으로 평생 저장됩니다. 이러한 감각 경험은 단순한 기억을 넘어 아기에게 세상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정서적 안정감의 토대가 됩니다. 아기를 안아주고 젖을 주는 과정에서 전달되는 것은 단순한 감각만이 아니라 안도감과 같은 감정들이 함께 전해지기 때문에, 뇌가 발달할 때 터치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경험한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에 적절하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부모와 떨어져 고아원에서 자란 아이들은 상당수가 뇌발달 장애를 보였습니다. 깨끗한 환경과 충분한 음식을 제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머리를 흔들며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심지어 이유 없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엄마의 부재로 인한 접촉의 결핍이 낳은 비극적 결과였습니다. 고아원에서 충분한 접촉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기억과 언어를 관장하는 측두엽 등 뇌의 특정 영역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습니다.
감각의 결핍은 언어 발달에도 치명적입니다. 아기가 처음으로 말을 배우는 과정은 옹알이를 통해서인데, 이는 가까이 있는 누군가의 입 모양을 보고 소리의 변화를 들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미국에서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지니의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생후 20개월부터 10년 넘게 외부와 차단된 채 방 안 의자에 묶여 홀로 방치되었던 지니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처음부터 다시 감각하는 법을 배웠지만 언어만큼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언어를 배우기 위한 결정적 시기를 이미 놓쳤기 때문입니다.
뇌 발달에서는 특정 경험의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 시기를 '결정적 시기'라고 합니다. 뇌는 특정한 기간 동안 특정 자극의 노출이 충분히 되어야만 발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간을 놓치게 되면 발달의 지체를 유발하게 됩니다. 시각 기능만 봐도 4~5개월 전에 제대로 된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시지각 발달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박탈 기간 이후에 다시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부분적인 회복은 가능하나 정상적인 상태까지 가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감각 유형 | 결정적 시기 | 결핍 시 영향 |
|---|---|---|
| 촉각 | 생후 즉시~3세 | 정서적 불안정, 스트레스 과민 반응 |
| 청각 | 태아기~3세 | 언어 발달 지체, 의사소통 장애 |
| 시각 | 생후 4~5개월 | 시지각 발달 문제, 공간 인지 장애 |
시냅스 형성과 뇌 구조의 발달 메커니즘
눈이 아니라 뇌가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건 뇌가 있기에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뇌를 만드는 건 다시 감각입니다. 태어날 때 성인 뇌의 25%에 불과하던 뇌는 새롭게 배우고 감각하는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감각하는 환경에 따라 점점 변하는 뇌, 이를 뇌 가소성이라 합니다. 가소성은 영어로 플라스티시티(Plasticity), 즉 플라스틱처럼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의 뇌가 처음 만들어지는 건 유전자의 힘이지만, 태어나기 전까지 태아의 뇌를 결정짓는 것은 감각입니다. 임신 4개월이 지나면 뇌에는 오감을 담당하는 감각 중추가 형성되고, 엄마 뱃속에서 경험하는 오감의 자극에 따라 뇌 발달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청각은 태아의 뇌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감각입니다. 가장 먼저,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엄마의 소리는 양수를 타고 흘러 태아의 청각을 자극합니다.
태교를 할 때 소리를 자꾸 들려준다는 것은 그 목소리를 기억하라는 것보다는 뇌 발달을 자극시키는 것입니다. 미각이나 후각, 촉각은 대부분의 태아가 비슷한 조건에서 성장하지만, 청각은 우리가 밖에서 부모들이나 아기를 사랑하는 다른 가족들이 충분히 변화시키고 자극을 줌으로써 발달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감각이기 때문에, 그 청각에 의해서 뇌 발달이 극대화됩니다.
생후나 성인이나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 즉 뉴런의 수는 똑같습니다. 사람의 뇌는 약 천억 개의 뉴런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뉴런과 뉴런 사이는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미세한 간극을 두고 떨어져 있는데, 이 틈을 시냅스라 합니다.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면 시냅스를 통해 하나의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신호가 전달되고, 이는 다시 필요한 곳으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시냅스가 많고 촘촘할수록 뉴런과 뉴런 사이의 정보 연결이 활발해집니다. 흔히 머리가 좋다 나쁘다를 좌우하는 것도 바로 시냅스의 연결입니다.
태아에서 태어나 태중에서부터 뇌가 발달되는데, 태어나서 수많은 자극을 받으면서 뇌가 성장합니다. 풍부한 자극을 만나게 되면 서로 뉴런과 뉴런의 상호 간에 신경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커지게 되는데, 그러한 감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면 가지를 뻗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신경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서 뉴런 간 뉴런 간에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시냅스는 출생 직후부터 세 살 무렵까지 절정을 이룹니다. 이 시기에는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감각 자극이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시각의 발달은 더디지만 아기는 입안의 감촉으로 사물을 분별합니다. 닥치는 대로 입에 가져가 물고 빠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다양한 사물의 형태와 질감은 아기의 촉감을 자극하고, 자극을 받으면 시냅스는 더 많이 더 촘촘하게 연결됩니다. 8개월쯤 되면 성인의 한 20배 정도로 되다가 줄어들어서 3세 정도 되면 성인의 한 두 배 정도의 시냅스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그 이후에는 점점 줄어서 성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춘기 정도면 성인과 비슷한 수준의 시냅스 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뇌 가소성과 평생 지속되는 뇌의 변화
성인이 되어도 뇌는 변화를 멈추지 않습니다. 감각 경험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시키고 가르치려 들면 감각의 결핍만큼 뇌에 악영향을 줍니다. 아이가 감각을 해야 할 무언가로 느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냅스가 늘기는커녕 시냅스 형성이 조기에 중단될 수도 있습니다. 오감을 활짝 열어 다양하게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는 동안 시냅스는 뇌에서 새운 길을 찾는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길 대신 빨리 원활하게 소통하는 길을 닦는 것입니다.
세 살 이후가 되면 성인의 두 배에 달하던 시냅스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합니다. 필요한 시냅스는 남겨놓고 나머지는 그 연결을 끊는 작업입니다. 어떤 시냅스를 남겨놓을지 말지도 그동안 오감을 통해 보고 들은 감각에 좌우됩니다. 4세 이후가 되면 상당히 완만해져 그러다가 한 6세 정도 되면 가지치기라는 현상이 그동안에 연결해 놨던 연결망 중에 필요 없는 것들은 이제 다시 없애가는 것입니다. 확률상 필요하고 많이 쓴 통로만 길이 됩니다. 많이 가본 사람이 많이 가면 길이 되듯이 우리 뇌 회로도 그렇습니다. 인간의 뇌는 모든 사람이 다 특수하게 다릅니다. 자기만의 길을 가지고 있는 뇌입니다.
감각은 어떤 식으로든 뇌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끊임없이 뇌를 바꿉니다. 멀쩡한 성인의 눈을 가린 채 외부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를 완전히 차단하면 뇌는 달라진 환경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킵니다. 시각 정보는 뇌 뒤쪽 후두엽에서 처리됩니다. 눈을 가린 첫날 시각 영역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불과 5일 만에 시각 영역은 눈에 띄게 활성화되었습니다. 시각 정보가 아닌 청각과 촉각 자극에 반응한 것입니다. 이처럼 감각이 뇌를 바꾸는 과정은 생각보다 빠르고 치명적입니다.
각각의 감각 기관을 통해 들어온 자극들은 각기 다른 뇌의 영역으로 전달됩니다. 시각, 후각, 청각, 미각 그리고 촉각 자극이 각각의 영역으로 전달됩니다. 만약 어떤 감각 하나가 차단되면 그 감각을 담당하던 뇌 영역은 다른 감각을 처리하기 시작합니다. 뇌가 영역을 재배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눈을 가렸던 안대를 풀면 그 즉시 뇌는 원상태로 돌아옵니다. 무엇을 감각하고 무엇을 감각하지 않느냐에 따라 수시로 뇌 지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장영훈 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앞을 본 적이 없는 시각 장애인입니다. 그는 자전거 탈 때 쉽게 말해서 어떤 소리가 어떤 사물에 부딪혀서 되돌아오는 소리를 이용합니다.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사물에 부딪히면 다시 되돌아오는 소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인 돌아가는 소리 아니면 그게 좀 작다 싶으면 일부러 브레이크 같은 것을 손으로 잡아가면서 딱딱딱 소리를 내가면서 그 소리를 가지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실험 결과 청각 자극에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촉각을 사용해 과제를 수행할 때는 뇌의 시각 피질 영역이 활성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은 굉장히 시각적인 동물입니다. 좁게는 순수하게 약 40% 정도의 뇌가 시각 정보 처리에 관여하고 있고, 좀 더 폭넓게 잡는다면 60% 가까이 됩니다. 선천적 시각 장애인들은 대부분 시각 정보가 전혀 완전히 차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촉각이나 청각으로 정보를 받아들였을 때조차도, 심지어 사고를 하고 있을 때조차도 시각 피질이 매우 활성화된다는 보고가 거부할 수 없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감각 피질들 간에 서로 길은 닦여 있다는 것입니다.
런던은 세계에서도 가장 복잡한 도로와 미로 같은 골목들로 유명합니다. 골목골목 비집고 다니는 런던의 택시 기사들, 그들의 뇌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실제 런던의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택시 기사와 버스 기사의 뇌를 비교한 연구에서 택시 기사는 공간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 후엽이 버스 기사보다 더 컸습니다. 게다가 운전을 오래한 택시 기사일수록 그 크기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택시와 달리 버스는 늘 정해진 노선을 따라 움직입니다. 다만 익숙한 환경에 새운 자극을 기대하지는 못합니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더라도 택시는 상황에 따라 다른 노선으로 움직입니다. 항상 보던 길, 늘 가던 길이 아니라 새롭고 다양한 환경을 경험하는 셈입니다. 새로운 자극은 뇌를 바꿉니다.
| 연령대 | 뇌 변화 특징 | 권장 활동 |
|---|---|---|
| 0~3세 | 시냅스 폭발적 증가 | 다양한 오감 자극, 스킨십 |
| 4~6세 | 시냅스 가지치기 | 자연스러운 놀이, 탐색 활동 |
| 성인~노년 | 지속적 가소성 | 새로운 경험, 인지 훈련 |
치매가 발병할 때 가장 처음 오게 되는 게 기억의 퇴화고 조직으로 보면 해마의 축소입니다. 실제로 최근에 실험적으로 입증된 사실인데 GPS에 의존해 가지고 운전을 하시는 분들의 해마가 축소돼 있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예전처럼 길을 내가 온전히 내 뇌로 그걸 외우고 다녔을 때 해마를 쓴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그 GPS 시스템 화면을 보고 다닐 때는 그 기능이 고스란히 발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뇌는 쓰지 않으면 퇴화하지만 쓰면 쓸수록 좋아집니다. 실제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총 8주에 걸쳐 인지 감각 훈련을 시행한 결과 이전보다 감각을 인지하고 처리하는 뇌 영역이 더욱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매 평가 검사에서도 인지 능력은 크게 향상됐습니다. 감각을 키우는 훈련이 뇌 능력도 키운 것입니다.
편하고 익숙한 일상보다 새롭고 낯선 경험, 오감을 깨울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할 때 뇌는 다시 깨어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뇌, 뇌는 몸이 된 감각이고 감각이 지나간 자리이며 감각이 만들어갈 길이기 때문입니다. 뇌 발달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단순히 학술적 관심을 넘어 실제 육아와 교육, 그리고 평생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한 실천적 지혜를 제공합니다. 특히 부모들은 아이에게 억지로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풍부하고 다양한 감각 경험을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 합니다.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 존재이며,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감각들이 바로 뇌를 만들어가는 재료가 되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태교 음악이 태아의 뇌 발달에 정말 도움이 되나요?
A. 네, 태교 음악은 태아의 청각을 자극하여 뇌 발달을 촉진합니다. 특히 청각은 태아의 뇌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감각으로, 엄마의 목소리나 부드러운 음악은 양수를 통해 전달되어 뇌의 신경 회로 형성을 돕습니다. 다만 시끄럽고 자극적인 소음은 오히려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뇌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 시냅스 형성이 가장 활발한 시기는 언제이며, 이 시기에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시냅스 형성은 출생 직후부터 세 살 무렵까지 가장 활발합니다. 이 시기에 부모는 아이에게 다양한 감각 자극을 자연스럽게 제공해야 합니다. 따뜻한 스킨십, 다정한 목소리, 다양한 질감의 사물 탐색, 여러 소리 듣기 등 오감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 억지로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인해 시냅스 형성이 방해받을 수 있으므로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Q. 성인이 된 후에도 뇌 가소성을 유지하고 뇌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뇌 가소성은 평생 지속되므로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경험과 학습을 통해 뇌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편하고 익숙한 일상보다는 새롭고 낯선 경험을 추구하고, 오감을 골고루 사용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취미 배우기, 다른 경로로 출퇴근하기, 악기 연주, 외국어 학습 등이 도움이 됩니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8주간의 인지 감각 훈련만으로도 뇌 활성화와 인지 능력 향상이 확인되었으므로
